[격대교육 칼럼] ‘품격 있는 말’로 세우는 ‘하나님 나라의 망대’ – 모든 것을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하라(고전14:40)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말은 단순한 의사 전달의 수단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격과 신앙의 깊이를 드러내는 창이다. 그래서 “어떻게 말하는가”는 곧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품격 있는 말’이란 무엇일까?
<말의 품격>(이기주 지음)에서 저자는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품격이 나타난다. 나만의 체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은 내가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라고 했다. 여기서 인향이란 사람의 향기다. 품격 있는 말이란 상대를 존중하고, 살리고, 세우는 말이다.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에도 절제하며, 사랑으로 표현하는 언어이다. 상대를 이기기 위한 말이 아니라, 함께 살기 위한 말이요, 듣는 사람의 마음에 상처가 아니라 회복을 남기는 말, 그것이 바로 품격 있는 말이다.
한편 품격 없는 말은 분노와 감정에 휩쓸려 상대를 깎아내리고, 조롱하고, 무시하는 말이다. 얼마 전 부산의 한 대형교회 담임목사가 십여 년 전 교역자 회의에서 발생한 폭언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결국, 담임목사직과 부총회장직을 사임하게 되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말의 방식이 품격을 잃으면 그 메시지 자체가 왜곡될 수 있다는 증거다. 말은 내용만이 아니라 전달의 태도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옛날 1970년대 초, 고교 시절에 교회에서 만났던 손봉호 교수가 기억난다. 그분은 오랜 시간 공적인 자리에서 말하면서도 상대를 존중하고, 절제된 언어를 사용하며, 진리를 부드럽게 전달하는 모습으로 많은 사람에게 신뢰를 주었다. 당시 나는 교회 고등부에서 임원으로 활동할 때였다. 손봉호 교수가 주일 성수의 중요성을 강조했기에 우리 고등부 임원들은 토요일 밤 자정이 되면 책을 내려놓고 공부하지 않았다. 매주 월요일마다 주초 고사 시험이 있던 시절이었지만 주일은 철저히 지켰다. 말의 품격을 갖춘 어른의 영향력이 크다는 증거였다.
성경은 이미 오래전부터 ‘말의 품격’을 강조하고 있다. 잠언 15장 1절에 “부드러운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하여도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하느니라”라고 했다. 또 에베소서 4장 29절에서는 “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 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고 권면하고 있다. 다윗이 사울에게 쫓기는 상황 속에서 사울을 향해 함부로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 주 왕이여”라고 부르며 하나님이 세우신 권위를 존중했다. 상황이 힘들수록 그의 말은 더 절제되고 품격이 있었다.
품격 있는 말이 행해져야 할 중요한 장소가 곧 가정이다. 가정에서 조부모와 부모가 자녀에게 사용하는 말은 자녀의 인격을 형성한다. 오늘날 핵가족과 젊은 부부의 맞벌이 등 시대의 변화로 조부모의 격대교육이 늘어나고 있다. 조부모는 삶의 연륜이 쌓여 여유가 있어서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조부모나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평생 자존감을 세울 수도, 무너뜨릴 수도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다. 옛날에 내가 어릴 때는 온 마을이 우리를 키웠다. 멀리서 어른이 보이면 뛰어가서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같은 마을에 살고 있기에 그분이 친구나 형, 누나들의 부모요,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다가가서 인사를 하면 친근하게 머리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고 격려해 주기도 했다. 설날이 되면 마을 어른들을 찾아가 세배했는데, 평소에 먹기 힘들었던 떡과 음식을 마음껏 먹었다.
교회가 바로 옛날 마을 역할을 할 때다. 교회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옛날 마을의 어른 역할을 해야 한다. ‘금토일 시대’를 맞이하여 매주 교회에서 어른과 아이들이 즐겁게 게임도 하고, 말씀 포럼과 독서 포럼, 콘서트 등을 통해 친밀감을 가지면 좋겠다. 이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 품격 있는 말이다. 그렇게 하면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저절로 각인, 뿌리, 체질 되어 237 나라와 5천 종족 살리는 주역이 될 것이다.
가정과 교회에서 조부모가 품격 있는 말을 하기 위해 지켜야 할 것 몇 가지 권면한다면, 첫째는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존중하는 자세다. 품격 있는 말을 하기 위해선 비록 아이지만 존중하는 마음으로 잘 듣고 공감하는 것이다. 물론 사랑이 전제되어야 한다. 둘째는 명령보다는 질문형식의 대화이다. 다음은 <말의 품격>(이기주 지음)에 나오는 말이다. “마음속에서 명령과 질문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명령이 한쪽의 생각을 다른 한쪽에 흘려보내는 ‘치우침의 언어’라면, 질문은 한쪽의 생각이 다른 쪽에 번지고 스며드는 ‘물듦의 언어’다. 질문형식의 대화는 듣는 이로 하여금 존중받는 느낌이 들게 한다. 때에 따라 듣는 이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기도 한다.” 셋째는 복음과 언약 전달이다. 품격 있는 말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예수님이 곧 그리스도시오, 길과 진리와 생명 되신 구원자로 인간의 모든 문제 해결자임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다. 이때 세계 복음화의 주역이 되는 복음 왕가의 응답을 받을 수 있다.
말은 씨앗과 같다. 어떤 말을 뿌리느냐에 따라 가정과 교회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진다. 작은 언어의 변화가 가정과 교회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망대를 굳건히 세울 것이며, 복음 왕가의 축복을 받는 가정이 늘어날 것이다.
곧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게 된다. 가정과 교회에서 이벤트로 ‘품격 있는 말’에 대해 포럼하고 실습도 해 보면 어떨까?
2026년 3월 23일, 영도 앞바다가 보이는 서재에서, 김홍도 장로



